HAIR BOX
내가 바지를 롤업하는 방법 "날도 더운데, 바짓단이라도 접는걸로!" 본문
내가 롤업에 대한 불신이 쌓이기 시작한 것은 5년 전 쯤이다.
그 당시에는 와이드하게 롤업하는게 유행 이었고, 내 주위의 몇몇 사람들도 와이드한 롤업을 하고 다녔다. 길을 지나다가 옷 좀 입는다 싶어 보이는 사람들 역시 그때는 와이드한 롤업을 많이들 하고 다녔다.
그래서 나도 따라했다. 바지를 오바스럽게 접어 올리는 롤업을. 내방에 있는 기다란 전신거울에 비춰 봤을때는 나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슬립온을 신고 와이드한 롤업으로 힘껏 접어 올리고 나갔는데, 아뿔싸. 지하철 거울에서 본 내 다리는 짧디 짧았다. 기장을 자른 바지가 아니여서 다른 스타일의 롤업으로 바꾸기도 애매한 상태.
젠장...
하루종일 찜찜한 기분으로 여자친구와 데이트 했던 기억이다. 여자친구는 괜찮다며 나를 위로했지만, 그다지 위로가 되지는 않았고, 다시는 와이드한 롤업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 이후에는 그냥 다리길이에 맞춰 청바지 단을 자르고 입었다. 꽤 한동안.
다시 롤업을 하게된 계기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현재에는 모든 바지가 롤업되어있다.
롤업의 용어 따위는 잘 모른다. 찾아보니 용어를 정리해놓은 블로그 들은 많더라. 나는 내가 접고 다니는 방식에 대해서만 언급하려 한다. 내가 즐겨하는 롤업은 비교적 베이직한 롤업방식이다.
참고로 나는 자유분방한 30대 중반. 캐주얼을 즐겨 입는다.
1.업턴 - 한번만 접어올리는 방식. 몇센티를 어떻게 접어라 하고 설명해 놓은 곳들도 꽤 있던데, 보기 좋을만큼 한번 접어 올리면 된다. 나는 비교적 폭을 좁게 접어입는 편이다. 저렇게 접어올린 바지는 밑단에 *곱창이 생겨도 보기에 괜찮고, 복사뼈 근처로 핏이 떨어져도 괜찮아 보인다.
*곱창 - 젊은이들은 바짓단 부분의 기장이 길어 자연스레 접히는 것을 곱창이라고 하더라.
2. 트림커프 - 두번 접어올리는 방식. 업턴보다 더 최근에 재미를 붙인 롤업이다. 나는 복사뼈에 정확하게 맞추고 다니는 편이다. 보통 티셔츠, 운동화와 코디해도 괜찮고, PK티셔츠, 로퍼와 코디해도 나쁘지 않다.
하루가 다르게 더워져서 긴바지를 잘 안입게 되는게 사실이지만, 내 주위에 어떤 이는 한여름에도 긴바지만 입는다. 긴바지만 입는 분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제일 무난한 업턴이나, 트림커프를 사용해서 롤업을 하면 좋겠다.
간단하게 바짓단을 접는것 만으로도 놀랍도록 스타일이 달라 보인다. 돈드는 것도 아니고,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어서 접자.
이왕 긴바지 입으실려면 조금 시원해 보이기라도 해야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