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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뽀글이파마, 고집센 신입생 열펌 후기 본문
미녀쌤들 얼굴 확인 하려거든 머리하러 요세욧! ㅋㅋㅋ
우리 미용실에 하숙생을 데려온건 처음인것 같다. 나랑 열살도 넘게 차이나는 친구인데, 며칠전부터 펌,펌, 노래를 불렀다. "싸게 해줘요?" 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머릿결이 많이 상해있어서 펌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건대 후문에 위치하고 있는 헤어박스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김사장 형에게 전화를 걸어 스케줄을 잡았다. 예약이 밀려있어서 며칠 후에 방문 했는데, 생각보다 머릿결이 많이 상해 있어서 펌이 힘들거라는 결론. 아이고... 그런데 하숙집 동생은 머릿결이 아무리 상해도 펌을 하고 싶다는 입장 이었다. 마침 김사장 형이 없는터라 디자이너쌤이 결정권을 쥐고 있었다. 잠시 걱정스런 표정과 함께 "펌이 잘 안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괜찮겠어요?" 라고 되물었다.
하숙집 동생은 무조건 좋다고 했다. 머리가 끊어져도 펌은 해야겠다는 말과 함께.
저런경우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펌을 말리는게 맞지만, 워낙 멀리에서 왔고, 하숙동생의 태도가 워낙 확고해서 어거지로 펌을 하기로 합의봤다.
before
after
드디어 펌이 끝났다. 휴... 여자들 머리 하는거 기달리는건 정말 곤욕이다. 내 여자와 미용실에 오는건 어쩔수 없다는 생각 이지만, 다른 여자가 머리하는것 까지 기다리는 건 못해먹겠단 생각이 든다. 여튼, 하숙동생은 만족한듯 머리를 스윽 만져본다.
"맘에 들어?"
- 네~ 너무 좋아요!
휴... 다행.
얼마 후 김사장님 도착. 나한테 눈치를 준다. 머릿결이 저정도로 상했는데 뭔 펌을 했냐고 한다. 나더러 어쩌라고요... 본좌가 샵에 있었다면 아마 펌을 안해줬을거라고 한다. 잦은 염색과 펌으로 머릿결이 많이 상해있는 상태라면 한동안 펌이나 염색은 되도록 자제하는게 좋고, 운이 좋아 펌이 잘 됐다고 해도 컬이 오래가지 못한다고도 덧붙여 말해줬다.
김사장 형은 급한 약속때문에 샵을 비워 미안하다며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크흐흐~ 편하게 집에 왔어요!